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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마시대의 극장 건물들과 무대 배경장치
    카테고리 없음 2024. 2. 8.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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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로마시대의 극장건물

    대규모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극장을 만들기 위해서 로마인들은 로마 제국 도처에 수많은 기념비적인 극장들을 세웠다. 로마인들은 그리스의 원형극장을 개조하였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기원전 55년까지는 전용극장을 짓지 않았다. 그러므로 로마가 낳은 최고 작가들인 플라우투스와 테렌티우스의 생전에는 전용극장이 아닌 가건물에서 공연을 한 것이다. 임시로 지은 목조 건축물들이, 나중에 그대로 석조 전용극장으로 건축되기는 하지만, 극장 공연용으로 세워진 건물이었다.

    이러한 구조물들은 비록 임시 시설이었지만, 아무렇게나 지은 것은 아니었다. 수많은 임시 극장들이 정부 안팎의 세도가들에 의해 건립되었는데, 그들은 자신의 부와 세력을 과시하기 위해 웅장하게 건축하는 것을 선호했다. 따라서 임시 극장들도 상당한 규모를 갖추고 있었으며 건물 장식이며 각종 장치 등도 손색이 없었다. 로마의 행정관들은 상설 극장 건립에 반대 입장이었는데, 그 이유는 상설 극장들이 대중들의 도덕심을 해칠 수도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반대는 기원전 55년에 매혹적인 석조 극장을 지은 폼페이 대왕에 의해 깨지게 된다. 

    폼페이 대왕은 자신이 지은 극장이 종교적 전당이라고 주장했는데, 왜냐하면 그 건축물의 꼭대기에 종교적 사당을 두었기 때문이었다.

    로마의 극장들에는 그리스 극장에서 발견되는 세 가지 기본 단위가 그대로 발견된다.

    카베아(관객석, 그리스 극장의 테아트론에 해당한다), 오케스트라, 스케나(무대 배경장치, 그리스 극장의 스케네에 해당한다).

    그러나 로마의 건축물들은 고전 시대의 그리스 극장 건물들과 다르다. 로마인들은 아치와 기타 건축공학적 기술을 발전시켜 건축물을 유연하게 축조할 수 있었으며, 또 이런 앞선 기술들을 십분 활용하여 극장 건물을 지었다. 로마의 극장들은 언덕에 세워진 것이 아니라 평지에 세워졌으며, 경사진 객석 부분의 구조물은 무대 배경 구조물과 맞닿게 지었다. 객석에 해당하는 카베아는 대개의 경우 그리스의 테아트론보다 크게 지어져 대략 25,000명을 수용할 수 있었다(로마 극장의 객석의 규모는 다양해서 로마 시내에 지어진 극장들의 셋 중 하나는 객석 규모가 8,000 정도에 그친다). 로마의 건축가들은 객석의 안락함까지 고려하는 친절함을 보인다. 관객들이 직사광선에 노출되는 것을 보호하기 위해 차일이 설치되었으며, 객석 밑에 설치한 냉수로를 부채질하는 장치(현대의 에어컨이라 생각하면 된다)를 고안하여 쾌적한 환경에서 관극 하도록 배려했다. 

    오케스트라는 원형이 아니라 반원형이었는데, 무대로 사용되는 적이 거의 없었고, 대신 고위 관리들을 위한 특석이나 해전놀이에 물을 채우는 장소로 사용되었다. 

    무대 배경 건물 앞에는 풀피툼이라고 하는 커다랗게 올려진 단상 무대가 설치되었는 데, 그 높이는 약 1.5m 정도이고, 길이와 깊이는 30m에 6m 정도부터 90m에 12m까지 다양했다. 크게는 거의 미식 축구장만 한 규모의 대극장으로 오늘날 그렇게 큰 무대에서 연기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배우는 거의 없다.

    스케나는 그 자체로 로마 극장만의 유일한 특징이다. 이층이나 삼층 높이로 지어진 스케나는 창고나 탈의실 용도로 쓰였고, 꼭대기에 무대 쪽으로 돌출된 지붕은 배우들과 기타 무대 구조물을 보호하는 기능도 가졌다. 단상 무대인 풀피툼의 양측면에 있는 날개들은 스케나와 카베아를 하나로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스케나의 정면을 뜻하는 스케나 프론스는 조각상과 기둥, 오목하게 들어간 벽, 그리고 세 개 내지 다섯 개의 입구 등으로 정교하게 만들어졌다. 그중에서도 중앙에 위치한 입구는 크기도 가장 크고 또 계단으로 연결되어 있다. 이와 같은 모양의 무대 배경 건물은 로마 희극의 기본 배경으로 사용되는 전형적인 로마의 거리를 나타낸다. 경우에 따라서는 비극의 장면에 필요한 궁궐을 나타내는 것이 되기도 한다.

     

    2. 로마시대의 무대배경장치

    로마의 극장들은 그리스의 전통에 따라 각 작품마다 독특한 배경을 필요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스케나 프론스는 기본 배경장치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로마인들은 1장에서 상술한바 있는 페리아크토스라는 삼각기둥형 무대 변환 장치를 사용하여 약간의 무대 배경 변환을 꾀했음을 알 수 있다. 페리아크토스를 스케네 프론스에 장치했는지 또는 풀피툼 단상 무대 위에 설치했는지에 대해서는 추측만이 가능할 뿐이다. 아마도 양 측면의 입구에 설치하여 사용했음을 생각하게 된다.

    로마인들은 배경 전환을 위하여 커튼도 사용했다. 이를 위해 사용된 커튼에는 아울러움과 시파리움이라는 두 가지 종류가 있었다. 아울레움은 무대 앞에 참호를 파고 묻은 커다란 기둥을 이용하여 들어 올리기도 하고 내리기도 하는 앞 커튼이다. 스케나의 규모가 커서 아울레움은 무대 전면 전체를 가릴 수가 없었지만, 배우들이 관객 앞에 모습을 드러내기 전까지 가려주는 기능을 수행하는 등 많은 부분 오늘날 극장의 커튼과 비슷하게 사용되었다. 한편 채색된 배경막으로 쓰인 시파리움은 스케나 프론스에 드리워져 무대 배경을 약간 바꾸는 기능을 수행했다. 그러나 스케나 프론스의 크기 때문에 시파리움으로 영구 입체 구조물 자체를 완전히 덮어씌울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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